지난 5월 국회에서 고개를 숙인 지 한 달여 만에,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현장에서 또다시 노동자가 목숨을 잃고 다쳤습니다. GTX-A 철근 누락 사태로 재발 방지를 약속했던 대형 건설사가 같은 자리에 다시 선 셈인데요. 사과와 약속이 반복되는 사이에도 현장에서는 붕괴가 멈추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번 사고는 한 회사의 문제를 넘어 "안전관리 체계가 왜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가"라는 더 근본적인 질문을 남깁니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이 사고가 놓인 산업 전체의 맥락과 그 이면의 구조적 과제를 차분히 짚어보겠습니다.
무슨 일인가: 한 달 새 두 건의 붕괴
왜 지금인가: 사과 한 달 뒤 반복된 사고
이면의 구조적 과제: 안전관리는 왜 현장에서 멈추는가
위험성평가가 현장에서 작동하려면
닫으며
울산 샤힌프로젝트 토사 붕괴
데일리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월 26일 오전 울산 울주군 온산읍 에쓰오일 샤힌프로젝트 공사 현장에서 굴착 지반을 지탱하던 임시 구조물을 해체하던 중 토사가 무너져 내렸는데요. 이 사고로 작업 중이던 50대 하청 노동자가 토사에 매몰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샤힌프로젝트는 총사업비 약 9조 2,000억 원 규모의 석유화학 플랜트 사업으로, 현대건설이 주관사를 맡아 컨소시엄 형태로 시공 중인 현장입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지반 붕괴 원인과 산업안전보건법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광명 재개발 현장 철근 붕괴
이보다 앞선 6월 25일에는 경기 광명11구역 재개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배근 작업 중 지지 기반이 무너지며 철근이 붕괴했는데요. 이 사고로 외국인 노동자 2명이 철근에 깔려 다쳤습니다. 당국은 현장의 안전수칙 준수 여부와 공정 관리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단 이틀 사이, 한 건설사의 서로 다른 현장 두 곳에서 사망과 부상 사고가 잇따른 셈입니다.
이번 사고가 유독 무겁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시점에 있는데요. 현대건설은 지난 5월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사태와 관련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이한우 대표이사가 직접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불과 한 달여 만에 사망·부상 사고가 다시 이어졌습니다.
한 네티즌은 데일리포스트에 "사과만 반복할 것이 아니라" 안전관리 체계를 처음부터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남겼는데요. 공개적인 사과와 약속이 현장의 변화로 곧장 이어지지 않는다는 불신이, 이번 사고로 다시 한번 표면에 드러난 것입니다.
문제는 이것이 한 회사만의 사정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고용노동부가 2025년 4월 발표한 2024년 산업재해 현황을 보면, 업종별 사고사망자 비중은 전체 827명 중 건설업이 39.7%(328명)로 가장 높았습니다. 건설업 종사자 수(약 208만 명)가 제조업(약 408만 명)의 절반 수준임을 고려하면, 건설 현장의 사고 위험이 다른 업종을 크게 웃돈다는 의미인데요. 재해 유형으로는 떨어짐·무너짐처럼 기본적인 안전조치로 예방 가능한 사고가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제도는 있는데 현장에서 헛도는 문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과 잇단 점검에도 사고가 끊이지 않는 배경에는, 안전관리 제도가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구조적 문제가 있는데요. 위험성평가는 사업주와 현장을 가장 잘 아는 노동자가 함께 위험요인을 찾아 줄이는 절차이지만, 적지 않은 현장에서 "서류만 채우고 끝", "15분 형식적 TBM(작업 전 안전점검회의)"으로 흐른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옵니다. 위험을 인지하는 데서 그치고 개선 여부까지 확인하는 고리가 끊기면, 평가표는 남아도 위험은 그대로 남습니다.
하청·외국인 노동자에 몰리는 위험
이번 두 사고의 피해자가 각각 하청 노동자와 외국인 노동자였다는 점도 우연이 아닌데요. 전문가들은 원청이 하청·재하청으로 공정을 넘기는 과정에서 안전 비용이 최소화되고, 위험이 현장 말단의 취약 노동자에게 집중되는 구조를 반복적으로 지적해 왔습니다. 사과의 주체와 사고의 피해자 사이에 여러 단계의 거리가 있다는 점이, 약속이 현장까지 닿지 못하는 한 원인이기도 합니다.
이 지점에서 디지털프레소가 주목하는 부분이 있는데요. 안전관리의 핵심 수단인 위험성평가가 "효과가 없어서"가 아니라 "현장에서 형식적으로 굴러가서" 사고를 막지 못한다면, 평가를 실제로 작동하게 만드는 일이 관건이 됩니다.
실제로 위험성평가는 제대로 운영될 때의 효과가 통계로 확인된 수단인데요.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3년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컨설팅을 받은 건설업 기업의 사고사망자 수는 컨설팅 전후로 83.8% 감소했습니다(2022년 105명 → 2024년 17명, 다른 변수 영향을 배제하지 않은 단순 비교라는 한계는 있습니다). 위험을 찾고, 개선하고, 그 이행을 끝까지 확인하는 고리가 갖춰지면 결과가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디지털프레소의 종합건설 현장관리 플랫폼 RenameDP는 바로 이 고리를 현장에 심는 데 초점을 둔 도구인데요. 현장 맞춤형 위험성평가와 TBM을 전자서명 기반으로 기록해, 평가가 서류로 휘발되지 않고 매일의 작업 흐름에 남도록 합니다. 이렇게 쌓인 기록은 중대재해처벌법 대응에 필요한 법적 증거로도 활용될 수 있고, 현장별 실시간 소통과 위험 감지를 통해 사고 징후에 더 빨리 대응할 토대가 됩니다. 현장 안전관리 체계를 처음부터 다시 점검하려는 건설사라면, 평가를 "하느냐"를 넘어 "현장에서 작동하느냐"의 관점에서 한 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사과와 약속은 출발점일 뿐, 현장의 변화로 이어지지 않으면 같은 사고가 반복된다는 사실을 이번 일은 다시 확인시켜 주는데요. 안전은 선언이 아니라 매일의 현장에서 기록되고 점검되는 과정에서 만들어집니다. 제도와 점검을 넘어, 위험성평가가 형식이 아닌 실질로 작동하도록 돕는 기술과 시스템이 더 많이 자리 잡을 때, 건설 현장의 안전도 비로소 약속에서 일상으로 옮겨갈 수 있을 것입니다.
데일리포스트, "'철근 누락' 현대건설, 잇단 붕괴사고…재발 방지 '공염불'", 2026 — https://www.thedailypost.kr/news/articleView.html?idxno=114493
고용노동부, "2024년 산업재해 현황", 2025
고용노동부 산재예방지원과, "위험성평가를 지원받은 사업장, 사고사망자 수 66.7% 감소", 2025 — https://www.korea.kr/briefing/pressReleaseView.do?newsId=156690392
세계일보, "'3多' 건설업에 산재 사망 몰려", 2025
본 콘텐츠는 (주)디지털프레소가 제작했으며, 위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원문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