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소식
5월 26일 오후 2시 33분,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상판 일부가 무너져 내렸습니다.
이 사고로 시공사 현장관리소장과 감리단장, 외부 구조기술사 등 3명이 목숨을 잃었고 3명이 다쳤습니다.
특히 사망자 세 명 모두 '안전진단'을 위해 거더(주 구조 들보) 사이로 진입한 직후 변을 당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고는 단순한 시공 안전 사고를 넘어 우리가 '안전'이라는 단어를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를 정면으로 묻고 있습니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서소문 고가 붕괴 사고의 전말을 정리하고, 이 사건이 공통적으로 가리키는 구조적 과제 하나를 짚어보겠습니다.

이번 사고의 핵심은 분명합니다.
위험을 확인하기 위해 가장 가까이 다가간 사람들이, 그 위험에 의해 변을 당했다는 점입니다.
사고는 26일 새벽 2시 30분께 고가의 슬라브(다리 최상단 콘크리트판)를 절단하던 중 2.9㎝의 침하가 감지되며 시작됐습니다.
현장은 새벽 작업을 중단했고, 오후 2시에 안전진단을 위해 거더 사이로 점검 인력이 진입했습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30여 분 뒤, 점검 중이던 거더가 무너지며 안에 있던 인력이 추락했습니다.
서대문소방서 이종운 재난안전과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새벽 작업을 중단하고 오후 2시 안전진단을 위해 '거더' 사이로 들어갔다가 거더가 붕괴한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최진우 토목부장도 "거더 높이가 80㎝ 정도 된다. 그 안에 들어가서 점검하다가 거더가 무너지며 사람이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사망자는 시공사인 흥화건설 소속 현장관리소장 60대 이모씨, 감리단장 60대 안모씨, 외부 전문가인 구조기술사 50대 이모씨입니다.
모두 침하 원인을 점검하기 위해 구조물 안쪽으로 직접 들어간 인력이었습니다.
이날 점검에는 숨진 3명을 포함해 서울시 토목·도로 담당자, 안전진단 업체, 외부 자문위원 등 총 9명이 참여했고, 부상자 3명은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와 서대문구 주민센터 직원으로 확인됐습니다.
주민센터 직원의 경우 공사와 무관하게 고가 아래를 지나던 중 사고에 휘말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사고가 던지는 질문은 분명합니다.
'침하가 감지된 직후, 그 구조물 안으로 사람을 들여보내는 결정을 누가, 무엇을 근거로 했는가'입니다.
서소문 고가차도는 1966년 지어진 길이 335m, 폭 14.9m의 도로로, 18개 교각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노후화로 2019년 3월 콘크리트 조각이 도로 위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 판정을 받아 철거가 결정됐습니다.
철거 공사는 지난해 8월 시작돼 올해 7월 29일 마무리될 예정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이미 '구조적으로 위험하다'고 공식적으로 판정된 시설물에서 이뤄지던 작업이었습니다.
그런 구조물에서 2.9㎝의 침하가 감지됐다면, 그 시점부터 현장의 모든 의사결정은 '이 구조물이 어떤 응력 상태에 있는가'에 대한 객관적 자료에 근거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장은 새벽에 침하를 감지한 뒤, 약 12시간 동안의 휴지기를 거쳐 안전진단을 위해 9명을 직접 진입시켰고, 그 과정에서 거더가 붕괴했습니다.
경찰이 "붕괴 조짐이 있었음에도 무리하게 안전진단을 한 것은 아닌지"를 들여다보겠다고 밝힌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번 사고가 가리키는 구조적 과제는 결국 한 가지로 모입니다.
현장에서 위험 신호가 포착됐을 때, 그 신호와 그에 대한 조치 이력이 의사결정자 모두에게 같은 화면으로 공유되고 있느냐는 문제입니다.
리네임디피는 그동안 도면·문서 관리의 관점에서 건설 현장의 사고를 들여다봐 왔습니다.
GTX 삼성역 철근 누락 사태에서도, 이번 서소문 고가 붕괴에서도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판단의 근거가 어디에 어떤 형태로 남아 있는가'라는 문제입니다.
철거 현장은 시공 현장과는 또 다른 종류의 정보 흐름을 요구합니다.
매일의 작업으로 구조물의 응력 상태가 바뀌고, 어제까지 안전했던 거더가 오늘은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안전진단을 결정하는 순간 필요한 것은 '어떤 단면을 절단했고, 그 직후 어떤 변위가 측정됐으며, 누가 어떤 조치를 지시했는가'에 대한 시간순 기록입니다.
이 기록이 시공사·감리·발주처·외부 전문가 모두에게 같은 형태로 공유돼야, "구조물 안으로 진입해 점검하자"는 결정이 합리적인 근거 위에서 이뤄질 수 있습니다.
리네임디피가 도면·문서를 자동으로 정리하고 이력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만들어가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도면 한 장, 일일 작업일지 한 줄, 안전진단 보고서 한 페이지가 누락 없이 연결돼 있을 때, 현장은 '직감'이 아닌 '근거'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번 사고는 점검을 게을리해서 일어난 사고가 아닙니다.
오히려 점검을 하기 위해 들어갔다가 발생한 사고라는 점에서 더 무겁습니다.
점검의 빈도가 아니라, 점검을 결정하고 수행하는 모든 단계가 기록과 함께 운영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이번 사고는 가장 비싼 방식으로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 "서소문고가 철거 중 붕괴…현장소장·감리단장 등 3명 사망(종합2보)"
본 콘텐츠는 (주)디지털프레소가 제작했으며, 위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원문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